요 며칠 사이, 일신에 잡다한 일들이 조금 생겨 스트레스가 제법 많이 쌓인 상태였습니다. 가벼운 탈모 증상까지 보였으니 말 다 했죠..-_- 그러다 모님과 급 맘 먹어서, 급 예약하고, 벼르고 벼르던(아주 노래를 불렀죠;;;) <꼴라비니>에 다녀왔습니다. 부산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대표격이란 말을 듣는 곳이죠. 이 곳 출신 쉐프가 많기도 하구요.^^
앉은 자리에서 본 해운대 바닷가. 바깥에 있는 테라스 좌석에도 많이들 앉으시더군요. 유리창이 있어 그리 춥지는 않은 듯.^^ 위치상 조선비치에서 보는 바다만은 못해도 벨라치타의 경관보단 백배 낫습니다.(...)
이날도 보통 이상을 먹어치운 즈..(누르셔요!).헉(...) 전채와 후식을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는 바. 음식 만드는 걸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빈 음식이 재깍재깍 채워지더군요.
테이블 세팅
올리브유와 바질페스토. 때깔좋다...바질페스토에 뭘 넣었는지 벨라치타의 것보다 톡 쏘는 향이 강합니다. 여기에 빵 찍어 먹으면 열라 맛있음..ㅜ.ㅜ
맛있기로 소문난 꼴라비니의 식전 빵. 농담 아니고, 전부 맛나효!!! 무엇보다도 빵결이 엄청 부드럽고 탄력있음..기름기 없이 담백하면서도 약~간 짭잘한 것이...바질페스토와 올리브유에 찍는 순간 넘어갔다고나.ㅠㅠ 개인적으론 밴타나스나 벨라치타보다도 여기 빵이 좋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치즈 덩어리. 그나저나 여긴 바 사진 찍고 서 있을 만한 분위기가 아니어서...전체 사진은 패스입니다.(...)
소박한 제 첫번째 전채접시. 브로컬리와 컬리플라워, 시저 샐러드, 브루스게타(한 7종 있는데 거기서 2개 빼옴), 마리네이드한 농어, 참치 소스의 송아지 고기. 제일 원츄했던 건 시저 샐러드.ㅠㅠ 원래 이 샐러드 좋아합니다. 얼음 위에 볼을 올려놔서 시원하고 상큼, 짭조름한 게 넘 맛있더라구요.ㅠㅠ 배만 안 불렀음 더 퍼왔을텐데...보시다시피 베이컨이랑 파마산 치즈가 아낌없이, 왕창 들어 있어요.^^ 잘게 다진 참치 소스를 올려놓은 송아지 고기도 얇지만 부드러움..보이지도 않는 참치가 같이 씹히니 그게 또 색다르더군요. 죽어라 맛있는 괴기!는 아니지만 제가 이런 맛을 점 좋아라 해요.
생선 잘 안 먹지만 이건 안 비려서 좋더라는. 근데 제가 농어맛을 잘 몰라요. (생선엔 무지;;;)
한 접시 비우자마자 핫 애피타이저 등장.
샐러리와 메추리알 수란. 깔끔하게 입을 정리해주는 듯.
얘는 분명히 '어디서 먹어본 듯한' 맛을 하고 있는데 뭔지 미처 못 물어 봤습니다. ㅠㅠ
그리고 두번째 전채접시. 각종 볶은 야채와 또 다른 브루스게타(이거 맛있었다!), 크고 토실한 칵테일 새우, 햄 2종, 가지구이. 먹물 치즈 크레페, 토마토모짜렐라 샐러드. 호텔답게 새우 인심이 참으로 넉넉하더라는.^^ 야채 볶음도 맛없기 힘든 메뉴고, 먹물 치즈크레페는 치즈가 진.짜. 지대 들어가 있어서 입안이 바싹 마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하지만 전 너무 말라서 별로.; 어쨌든 바에 있는 거의 모든 전채를 다 먹어본 셈인데 (나머지 브루스게타와 생굴 빼고) 진짜 맛 없는 메뉴가 드무네요. 종류는 <벤타나스>보다 적지만 그만큼 엄선된 느낌.^^ 소위 "지뢰"가 없습니다. 아, 다른 거 확대샷은 다 제끼고....
여기 모짜렐라 치즈 질이 진짜 좋아효.ㅠㅠㅠㅠㅠ 지금껏 쫄깃쫄깃한 녀석들은 많이 먹어봤는데 이렇게 사르르 녹고, '나 신선하지롱'의 포스를 팍팍 풍기는 모짜렐라는 첨 먹어 봅니다. (물론 제 경험이 부족한 탓도 있규..) 역시 배만 안 불렀으면 더 퍼왔을 메뉴.
단호박 스프. 죽과 스프의 중간 경계라 할만큼 진한 호박맛.^^ 단호박 스프는 달거나 짜기(이런 곳 의외로 많더이다. 호박스프가 짜!) 쉬운데 그렇지 않아서 만족이었어요.
피클들메인 등장. 등심 스테이크.
다른 곳에 비해 가니시는 적은 편인데...이미 전채와 빵으로 배를 채워둔 상태라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미디움 레어로 구웠달라고 했습니다. 아아, 저 촉촉한 속! 가장자리부터 가운데까지 균일하게 잘 익어 있었구요.^^ <꼴라비니>의 스테이크는 <밴타나스>보다 못하다, 혹은 비슷하단 소리를 듣는데...전 둘다 많이 가보지 못해서 판단 유보하구요. 어디 가서 욕 먹을 고기는 아니다 싶습니다. 아, 여긴 스테이크 메뉴 중에 한우는 없어요. 뉴질랜드나 호주산을 사용합니다. 촘 아쉽긴 함..(<오페라>는 철마 한우를 써서 유명해졌쥬...) 스테이크 소스는 첫맛이 좀 달다 싶지만 나중엔 그런 맛이 전혀 안 남아요. 깔끔한 요리를 선호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을 때는 향이나 맛이 나도 먹고 나서 잔향이 세게 남는 음식은 거의 없었거든요. 예전에 웹에서 이곳 주방장님이 이탈리아 북부 계열이라 들었는데 그래서일까요?(남쪽으로 갈수록 향이 강해짐다)
후식접시는 소박, 치즈케이크, 밀푀유, 파인애플 주스, 커피캐러멜 무스, 미니슈.
밀푀유가 진짜 맛있어효!!! 예전에 1층에서 따로 사먹었을 때보다 훨 나았습니다. 그 때는 냉장고에 오래 있어서 좀 굳었던 듯...ㄱ- 오늘 먹은 밀 푀유는 파이부분이 제대로 파삭파삭하고 크림은 농후하면서도 부드러움..ㅠㅠ 포크로 눌렀을 때 들어갈 정도는 됩니다. 치즈케이크는 예전에 모언니 생일에 사 먹었던 녀석인데...너무 진하지 않으면서도 치즈 풍미가 잘 살아 있는 농도. 말하자면 누가 먹어도 무난하게 맛있어!!라고 할 맛입니다. 전 진한 게 좋은 쪽이라서 베키아앤누보 치즈케이크를 선호합니다만, 여기 치즈케이크가 더 낫다는 분도 많으시거든요. 커피 캐러멜 무스는 커피향이 옅고 너무 달아서 전 남겼습니다.
미니슈에는 슈크림이 꽉 들어차 있음. 맛있습니다.^^
너무 배가 부른 나머지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두 잔이나 들이켰어요.....orz
솔직히 쿠키까지 줄 거라곤 생각도 안 했는데....이것도 맛있었구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먹었을 때 1인 38000원 가량 나옵니다.^^ 여기에 부가세, 봉사료 따로 붙습니다.(...) 결과적으론 <밴타나스>의 샴페인 브런치와 가격 차가 크지 않지만 나름 장단점이 있는 듯.
<꼴라비니>의 런치는 요일 구별 없이 12:00~15:00까지 제공되구요. 메인 선택은 각종 파스타, 생선요리, 등심, 안심...가능한데 요리에 따라 34000~45000원 정도입니다. 음료는 별도. 전채의 종류가 적지만 맛 없는 게 거의 없고, 디저트는 인근 레스토랑 중 제일 낫다는 평을 듣는 곳입니다. 내부는 조금 좁게 느껴져도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움. 대신 좌석이 바에 가까우면 좀 번잡스럽겠더군요. 전망 좋은 창가나 테라스를 추천. 식기를 전부 같은 세트로 통일한 것도 좋고(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벨라 치타>는 인테리어와 접시, 요리가 너무 안 어울려서 좀 안습.ㅠㅠ 개선해주면 좋겠어효), 서버들의 친절함이나...음식 맛이 가격 만큼 하는 곳입니다. 너무 만족스레 잘 먹어서 스트레스가 80%는 해소된 듯. 전 다음에 가면 먹을 메뉴까지 생각해 놨어요...(언제 또 가려고;;)